인근 항성계에서 ‘생명의 기원’ 사이안화 유기물 탐지

행성들이 형성되고 있는 인근 항성 주변의 가스 구름에서 ‘생명의 기원’으로 꼽히는 사이안화 유기화합물들이 탐지됐다.

사이안화 유기화합물은 현재 지구상에 있는 생물에게는 매우 유독하지만, 물리적·화학적 자연 현상을 통해 생명이 생겨나게 된 과정에서 핵심 역할을 담당했으리라는 것이 과학자들의 설명이다.

미국 하버드-스미스소니언 천체물리 센터와 미국 국립 전파천문대는 지난 8일(현지시간) 이런 관측 결과를 발표했다. 이 내용은 영국 런던에서 발간되는 과학 학술지 ‘네이처’에 논문으로 실렸다. 

이에 따르면 지구로부터 455광년 떨어져 있는 항성 ‘MWC 480’ 주변에 있는 행성 형성 이전의 가스 구름대에서 사이안화메틸(CH₃CN), 사이아노아세틸렌(HC₃N), 사이안화수소(HCN·청산) 등의 존재가 탐지됐다.

나이가 약 100만년으로 태양의 50분의 1이며 질량은 태양의 1.8배인 MWC 480 주변에서 발견된 이 사이안화 유기화합물들의 농도는 우리 태양계의 혜성에서 발견되는 것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행성이 형성되고 있는 가스 구름대에서 사이안화메틸과 사이아노아세틸렌이 탐지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논문의 주저자인 하버드-스미스소니언 천체물리센터의 카린 외베리 조교수는 “혜성과 소행성에 대한 연구 결과를 보면 우리 태양과 우리 태양계의 행성들을 만들어 낸 가스 구름에는 물과 복잡한 유기화합물이 풍부했음을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번 발견으로 이런 화학적 현상이 우리와 크게 다르지 않은 항성계를 형성할 가능성이 있는 우주의 다른 곳에도 존재한다는 증거를 갖게 됐다고 강조했다.

사이안화 유기물이 생명의 발생 과정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을 것이라는 추측은 오래전부터 있어 왔다. 

작년에는 혜성이나 운석이 지구에 충돌했을 때 생기는 고온·고압 조건에서 사이안화수소와 물 등 단순한 물질들이 화학적 반응을 일으켜 아데닌(A), 사이토신(C), 구아닌(G), 우라실(U) 등 리보핵산(RNA) 핵염기 4종을 모두 만들어낸다는 사실이 실험으로 입증되기도 했다.

A-C-G-U-T(티민) 등 알파벳 약자로 통칭되는 핵염기는 생명의 유전 정보를 담는 기본 단위의 역할을 한다. 

이번 발견은 자연 현상으로 생명이 발생할 수 있는 여건이 지구뿐만 아니라 우주의 다른 곳에도 마련돼 있다는 점을 보여 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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