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 지구에 대한 궁금증 풀리나

형태‧환경 등에 대한 다양한 연구 이어져

지금까지 알려진 바에 따르면 지구의 나이는 46억 년도이다. 하지만 이 나이는 초기 지구의 물질로부터 직접 측정된 것이 아니다. 지구가 만들어지면서 생긴 에너지가 지각을 유용 시켰으며, 지표면에서 침식 작용이 일어나 초기 지구의 지각을 모두 파괴해버렸기 때문이다.

그래서 정확히 지구의 나이를 알 수는 없으나, 초기 지구의 모습을 추측할 수는 있다. 수소(H)와 헬륨(He)을 주성분으로 하며 그 속에 먼지와 운석 등이 섞여 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대기와 해양이 없어 마치 현재의 달 모습과 비슷했던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이러한 추측 때문에 지금까지 초기 지구는 뜨거운 마그마가 바다를 이루는 지옥과 같은 환경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최근 미국 밴더빌트 대학교(Vanderbilt University) 지질학 연구팀은 초기 지구가 비교적 온난한 기후를 가지고 있었다는 내용의 연구를 발표하여 주목받고 있다. (원문링크)

연구팀은 행성형태를 막 갖추기 시작했던 초기 지구는 지금과 매우 유사한 환경이었다고 밝혔다. 본래 학계에서는 46억년 전 형성된 초기 지구의 형태와 가장 유사한 장소로 아이슬란드의 화산 지형을 지목했는데, 이들 역시 여기서 증거를 발견했다.

지금 추측하고 있는 지구의 나이인 46억년은 초기 물질로부터 측정된 것이 아니다. 초기 지구의 지각이 모두 파괴되었기 때문에 측정할 수 없다. 하지만 여러 증거를 통해 초기 지구의 모습을 추측할 수는 있다.  ⓒ ScienceTimes

지금 추측하고 있는 지구의 나이인 46억년은 초기 물질로부터 측정된 것이 아니다. 초기 지구의 지각이 모두 파괴되었기 때문에 측정할 수 없다. 하지만 여러 증거를 통해 초기 지구의 모습을 추측할 수는 있다. ⓒ ScienceTimes

황동석과 결정구조가 같은 정방정계 광물인 지르콘(Zircon)을 근거로 초기 지구가 생각보다 살만한 환경이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아이슬란드 지르콘 결정이 이보다 더 오래 전에 형성된 다른 지르콘 결정보다 더욱 뜨거운 마그마 온도에서 형성된 것으로 조사되었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보다 정확한 실험을 위해 각기 다른 형태의 지르콘 결정 1000여개를 비교, 분석하였다. 아이슬란드 화산지형, 모래에서 수집한 지르콘 결정 샘플과 함께 지구 생성 초기부터 38억년 전까지 시기인 하데스대(Hadean eon) 형성된 지르콘 결정까지 많은 샘플을 준비하였다.

지르콘 결정 속 동위 원소의 조성 시기와 구조를 포함하여 방대한 지질 분석이 이루어졌는데, 그 결과 아이슬란드 지르콘이 하데스대 지르콘 결정보다 더욱 뜨거운 마그마 온도 속에서 형성되었다는 점을 발견할 수 있었다.

이를 통해 적어도 지구 형성 초기부터 5억년이 지난 시점까지는 온도가 생각만큼 뜨겁지 않았다는 것을 추측할 수 있다. 수시로 운석이 떨어지고 마그마가 바다를 이루는 지옥과 같은 환경이 아니라, 지금 살아가는 지구의 환경처럼 비교적 온화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구 형성 초기 역사를 품고 있으며 뜨거운 마그마에서 탄생된 것으로 여겨져왔던 하데스대 지르콘 결정이 오히려 46억년 전 지구가 지금과 같은 환경이었다는 것을 의미하고 있다. 초기 지구가 지금까지의 학설처럼 지옥과 같은 형태는 아니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는 점에서 유의미한 연구이다.

하데스대 지구, 이렇게 생겼다

그렇다면 이때 지구는 어떤 모습이었을까. 사이몬 마치(S. Marchi) 미국 사우스웨스트 연구소(Southwest Research Institute) 행성과학자 연구팀은 학술지 ‘네이처'(nature)를 통해 지구 초기의 모습을 담은 연구 결과를 공개했다. (원문링크)

지구 생성 초기부터 약 38억년 전까지의 하데스대(Hadean eon)의 모습인데, 여기서 ‘하데스’는 지하세계를 다스린다는 그리스 신화의 신 ‘하데스'(Hades)에서 따왔다. 말 그대로 지옥과 같은 시기이기 때문에 붙은 이름인데, 당시 지구는 표면이 딱딱하지 않고 용암이 부글부글 끓는 형태로 추측하고 있다.

이들 역시 이 의견과 궤를 같이 하고 있다. 연구팀은 달을 통해서 지구의 과거를 추측했다. 지구 생성 초기에 만들어진 달의 흔적을 통해 과거의 지구를 추측한 것이다. 이들이 주목한 것은 천체 충돌로 인해 생기는 크레이터와 아폴로 미션을 통해 가지고 온 월석이었다.

분석한 결과 태양계 생성 초기에는 지구 뿐 아니라 이웃한 행성들 또한 수많은 소행성 및 혜성과 충돌하면서 극적인 격변을 겪었을 것으로 추측된다. 표면에 크레이터가 있다는 것은 곧 충돌을 의미하며, 이는 우주에서 날아오는 각종 파편의 크기와 모양을 지구에 적용할 수 있음을 의미하기도 한다.

이번 연구를 보면 지구는 초기 5억년 동안 우주에서 날아온 수십 킬로미터(km)에 달하는 파편을 수천 번이나 맞았을 것이라는 것을 추측할 수 있다. 특히 최대 1000킬로미터(km)에 육박하는 거대한 소행성이 최소 1번 이상 지구에 떨어졌고, 이로 인해 바다는 뜨겁게 끓고 대기는 수증기로 가득 찼을 것이라는 것을 예상할 수 있다.

바로 이 시기를 거쳐 지구는 생명체가 살 수 있는 결정적인 진화를 하게 되었으며, 이것이 바로 현재의 모습과 가장 유사한 모습임을 알 수 있다. 더불어 이번 연구를 확장시켜 생각해본다면 앞서 소개한 밴더빌트 대학교 연구진이 발견한 지르콘의 결정은 이보다 앞서 만들어진 결정이라고 추측할 수 있다.

초기 지구, 생명체 살 수 있었을까

비교적 지금과 같이 온화한 기후였다고 해도 산소가 희박했기 때문에 초기 지구는 생명체가 살기 어려운 환경이었다. 하지만 지구의 초기 생명체들은 산소가 희박한 환경에서도 생존했었다는 주장이 나왔다. 학술지 ‘미국국립과학원회보'(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를 통해 발표된 다니엘 밀즈(Daniel Mills) 덴마크 남부대학 교수팀의 연구이다. (원문링크)

연구팀은 덴마크 해변에서 바다수세미(sea sponge)의 일종인 할리콘드리아(Halicondria)라는 이름의 해면동물을 체취했다. 그리고 이를 분석했는데, 그 결과 이들은 현재 지구의 평균 산소량의 0.5퍼센트(%)에 불과한 산소만 있어도 생명을 유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이미 산소가 충만한 지구 해양환경에서 생명체가 탄생한 것이 아니라 산소가 부족한 곳에서도 생존 가능한 생명체가 점차 늘어나면서 바다의 산소량이 증가한 것을 뜻한다. 수 십 억 년 전 지구에는 단세포로만 이뤄진 미생물만 있었는데, 초기 해양생물들이 이들을 먹고 산 것으로 보인다.

미생물 숫자가 줄어들고 산소양이 증가하면서 자연스럽게 이들을 먹고 사는 초기 해양 동물의 개체수 역시 증가한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이번 연구 이전에는 아무도 동물이 얼마만큼의 산소를 필요로 하는지 알지 못했다.

하지만 지구 상의 초기 동물과 가장 닮아있는 할리콘드리아를 통해 초기 해양 생물체가 적은 산소만으로도 살 수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즉, 초기 지구에 산소가 희박했다 할지라도 해양 생물체가 살았기 때문에 아주 생명체가 살기 어려운 환경은 아니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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