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 표면 밑에 액체 상태의 물이 존재할 가능성이 발견됐다.
사비에르 마르틴-토레스 스웨덴 룰리아대 우주기술학과 교수팀은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화성 탐사로봇 ‘큐리오시티’가 보내온 자료를 분석한 결과 물의 어는점을 낮추는 ‘과염소산염’을 발견했다고 13일 밝혔다.
과염소산염은 어는점을 낮춰서 물이 영하에서도 얼지 않게 해 주는 물질로, 눈이 올 때 길가에 뿌리는 염화칼슘과 비슷한 역할을 한다. 따라서 과염소산염이 있는 곳에서는 얼음이 녹아 일종의 ‘소금물’이 만들어질 수 있다.
연구진은 큐리오시티가 화성의 적도 부근에 있는 게일 분화구에서 이동하며 측정한 토양 성분 데이터를 분석했다. 그 결과 게일 분화구 표면 토양에는 과염소산염이 섞여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연구진은 큐리오시티가 화성 상공 1.6m에서 1년(지구 기준 687일) 동안 측정한 대기 습도와 기온 변화도 분석했다. 그 결과 겨울철 밤 대기 중의 수중기가 응결된 뒤 지표면에 서리처럼 내리면서 습도 변화가 나타났다.
연구진은 이때 과염소산염이 지표면에 내린 서리를 녹이면서 소금물을 만드는 것으로 추정했다. 그리고 이 물의 일부는 다공성인 화성 토양 밑으로 흘러가 지하수를 형성하고 일부는 아침에 다시 대기 중으로 증발했다.
마르틴-토레스 교수는 “과염소산염은 화성 전역에 넓게 분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면서도 “화성에 액체 상태의 물이 있더라도 미생물이 살기에는 온도가 너무 낮다”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지오사이언스(Nature Geoscience)’ 13일자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