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 표면에는 ‘지구빛’이 휘영청…“우주비행사 걸어다닐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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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eggmo…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745회 작성일 23-05-08 22:59본문
달 표면에는 ‘지구빛’이 휘영청…“우주비행사 걸어다닐 정도”
한국 다누리호에 탑재된 미국 나사의 섀도캠
200배 높은 광감도로 영구음영지역 등 촬영
달 궤도선에 탑재된 카메라가 달 표면을 비추는 지구반사광(지구빛)만을 이용해 한밤중의 달 표면을 촬영하는 데 성공했다.
미 항공우주국(나사)은 최근 한국의 달 궤도선 다누리호에 탑재한 섀도캠으로 달 남극 등을 상세하게 담은 사진 여러장을 공개했다. 달 남극은 미국의 다음 유인 달 착륙 후보지다.
섀도캠은 햇빛이 직접 비치지 않는 남극의 음영지역 등을 관찰하기 위해 특별히 개발한 카메라다. 이전의 달 촬영 카메라보다 빛에 200배 더 민감하기 때문에 직사광선이 없어도 근처의 지형에서 반사되는 빛을 이용해 달 표면을 선명하게 찍을 수 있다.
과학자들은 달 영구음영지역에 물 얼음이 증발되지 않고 많이 남아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물이 남아 있다면 현지에서 바로 식수로 쓰거나 산소와 수소로 분리시켜 로켓 연료와 우주비행사 호흡용 등으로도 쓸 수 있다.
물 얼음이 쌓인 곳을 찾아내고 영구음영지역내의 지형을 상세하게 촬영하는 것이 섀도캠의 임무다. 나사는 이를 토대로 2025년을 목표로 하고 있는 아르테미스 3호의 달 유인 착륙 후보지를 확정할 계획이다.
지구빛만을 이용해 촬영한 사진(맨 위)에 담긴 곳은 달 앞면 북서쪽의 아리스타르쿠스충돌구 지역이다.
섀도캠은 기본적으로 달의 표면에서 반사되는 빛을 이용해 촬영하도록 설계됐다. 물론 그 빛이 어떤 빛인지 가려서 사진을 찍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아리스타르쿠스충둘구 중앙 봉우리(왼쪽)를 찍은 사진에는 오로지 지구빛만 노출돼 있다.
나사는 “이 사진은 달에 도착한 우주비행사가 밤에도 지구빛을 이용해 돌아다닐 수 있다는 걸 보여준다”고 밝혔다. 이 사진에서 아리스타르쿠스충돌구 중앙 봉우리의 그림자는 촬영 당시 지구가 지평선 35도 위에 있었다는 걸 보여준다고 나사는 설명했다.
둘째 사진은 달 남극 근처 섀클턴충돌구의 영구음영지역이다. 사진에 표시된 화살표는 충돌구 가장자리의 벽을 타고 흙과 암석이 굴러 내려온 흔적을 가리킨다. 나사는 “이 흔적을 관찰하면 암석의 모양과 달 표토의 특성을 알아낼 수 있다”고 밝혔다.
셋째 사진은 카메라의 감도를 시험하기 위해 적도 인근의 브루스충돌구를 촬영한 것이다.
충돌구 가장자리 벽을 타고 미끄러지는 흙에서 빛이 반사돼 포착됐다. 나사는 이를 지구빛이라고 설명했다. 지구의 밤에는 달빛이 땅을 비추듯, 달 밤엔 지구빛이 땅을 비춘다. 나사는 지구에서 초승달이 뜨는 시기에 이 사진을 촬영했다고 밝혔다. 지구에서 초승달이 뜰 때, 달에서는 보름달 같은 지구가 뜬다. 이 둥그런 지구가 비추는 빛이 이 카메라에 잡힌 것이다. 지구빛은 달 남극의 영구음영지역에 반사된 햇빛 밝기의 10분의 1에 불과하다. 하지만 섀도캠은 이 희미한 빛만 있어도 달 표면을 선명하게 찍을 수 있다고 나사는 설명했다.
넷째 사진은 남극 주변 충돌구의 고지대를 비춘 햇빛이 반사된 영구음영지역 사진이다. 남극에서 약 26km 떨어진 마빈충돌구의 가장자리다.
다섯째 사진은 마빈충돌구를 중심으로 더 넓은 주변 지역을 담은 사진이다. 이 사진에서 유난히 흰 왼쪽 부분은 직사광선을 받는 곳이다. 섀도캠은 빛이 적게 들어오는 곳에서 잘 작동하는데, 이곳은 그 한도를 넘어선 빛이 들어와 온통 하얗게 돼버렸다.
다누리호는 지난해 8월5일 지구를 출발해 12월26일 달 상공 100㎞의 궤도에 진입했다. 다누리호에는 미국의 섀도캠과 함께 한국이 개발한 편광카메라 등 국산 과학장비 5가지가 실려 있다.
2023-05-05 14:11
한겨레 곽노필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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