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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왜 달에 가려는 걸까? 한국 달 탐사 프로젝트(3 달탐사 추진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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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허순호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요원 댓글 5건 조회 669회 작성일 15-11-04 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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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왜 달에 가려는 걸까?’

달 탐사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연구원이기에 필자는 이런 질문을 자주 받게 된다. 그럴 때 마다 난감한 상황이 반복 되곤 한다. 질문자가 한 번에 납득할 만큼 딱 부러지는 대답을 만들어 내기가 사실 쉽지 않기 때문이었다.

“달에 우주기지를 짓기 위해서”, “헬륨-3와 희토류 같은 달의 자원을 찾기 위해서”, “미래 우주 식민지의 지분을 선점하기 위해서” 등등 여러 가지 이유가 있지만 사람들이 가장 재미있어하는 구실은 이것이다. “아폴로 우주선의 달 착륙이 진짜였는지 확인하기 위해서”.

결론부터 말한다면, 필자가 생각하기에 달에 탐사선을 보내는 이유는 나라마다, 시대마다 다르다고 보는 것이 옮다. 역사적인 시기에 따라, 보는 사람에 따라 달은 낭만이 담긴 전설의 상징이었으며, 과학 탐구의 대상이었고 국력 과시를 위한 정복의 목표인 때가 있었다. 또한 미래 자원의 보고(寶庫)이자 인류가 거주하는 터전이 될지도 모른다.

경험상 대개의 경우, 달에 왜 가느냐는 질문을 하는 분들은 대체로 달 탐사에 대해 동의하지 않는 분인 경우가 많다. 긍정적인 시각에서 달 탐사의 필요성에 대해 공감하는 분들은 대개 첫 질문을 ‘언제 가나요?’, ‘준비는 잘 되갑니까?’, ‘돈은 얼마나 들죠?’ 등으로 시작한다.

달에 왜 가느냐는 질문에 대해서 ‘미국도 가고, 일본도 가고, 중국도 가니까 우리도 가야한다.’ 이런 식의 대답은 정말 무책임하다. 그러니 곰곰이 한번 생각해 보자. 우리는 왜 달에 가려는 걸까? 우주기술 선진국들은 그 비싼 비용을 물어가면서 왜 달 탐사에 열을 올리는 것일까.

최초의 달 탐사선 에이블-1호 ⓒ NASA

미국과 구 소련 간의 냉전이 치열했던 1950년대 후반부터 1960년대 말까지, 달은 두 강대국의 국력 과시를 위한 경연장이었다. 달을 목적지로 삼은 인류 최초의 시도는 1958년 8월에 발사된 미국의 에이블 1호(Able-1, 나중에 파이오니어로 명칭 변경)였다.

당시에는 달까지의 정확한 거리도 몰랐고 사실 프로젝트에 참여한 연구원들조차 첫 시도에서 달에 도달할 수 있으리라 기대한 이도 많지 않았다. 그저 로켓 기술을 시험하는데 있어서 생각할 수 있는 범위에서 가장 멀리 있는 목표였기에 시도를 해 본 것이다. 역시 첫 시도는 실패였다. 이륙한지 1분 14초 만에 로켓의 1단 엔진이 폭발한 것이다.

그 후로 아홉 차례의 발사 시도가 더 있은 후에야 기술진은 겨우 달 표면에 인간이 만든 물체를 충돌 시키는 데 성공했다(구 소련의 루나 2호). 이때까지 9회 시도 중 7회는 로켓의 발사 실패였다. 거기서부터 다시 1966년 2월에 루나 9호가 착륙하기까지 6년간 미국과 소련을 합해 기록상으로 무려 26회의 발사 시도가 있었다(참고: 위키피디아).

이 때 기록을 요약해 보면 다음과 같다. 로켓 발사 실패 11회, 달 전이궤도 진입 실패 2회, 달 중력권 진입 실패 4회, 달 표면 추락 4회, 달 표면 (계획된) 충돌 3회, 관측 장비 고장 1회, 최초의 달 뒷면 사진 전송 1회. 즉, 스물여섯 번의 시도 중에서 성공이라 할 만한 것은 4,5회 정도에 불과했던 것이다.

최초의 달 뒷면 사진 ⓒ NASA

무인탐사선의 최초 달 착륙 이후에도 20회 이상의 무인탐사선과 아폴로 유인우주선 프로젝트가 진행되었고 1969년 7월에 마침내 아폴로 11호가 달에 착륙한 것이다. 이 때 닐 암스트롱이 달 표면에 레이저 반사판을 설치한 덕분에 그 후로는 달까지의 거리를 실시간으로 측정할 수 있게 되었다. 이렇듯 초기의 달 탐사는 미국과 소련의 경쟁과 과학기술 과시용이었음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달 탐사의 궁극적 목적 두 가지

초기 목적이 미국과 소련의 경쟁 때문이었다면 1980년 후반부터 다시 시작된 달 탐사 경쟁은 달의 활용이 주목적이라 할 수 있다. 로켓 성능 시험이나 국력과시, 군사적 목적 같은 불순한(?) 목적을 제외한다면 순수하게 달을 탐사하는 궁극적인 목적은 크게 두 가지로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다.

하나는 달이 어떻게 생성되었는지 알고자 함이고 또 하나는 달을 어떻게 이용할 수 있겠는지 일 것이다. 첫 번째 목적이 달의 과거와 나아가 지구와 태양계의 기원을 알고자하는 과학적인 탐구라면 두 번째 목적은 달과 인간의 미래에 대한 것이다. 달이라는 존재를 인류가 활용할 수 있는 자원의 하나로 보자는 것이다. 달에 있는 것을 지구로 가져오든지, 인간이 그곳으로 가든지.

달을 활용하는 방안으로는 달 표면이나 지하에 매장된 자원을 캐내어 에너지원이나 가공용 재료로 활용하는 방법이 우선 있을 것이다. 또, 달 표면이나 그 주변 궤도상에 인공 시설을 설치하여 활용하는 방법도 생각할 수 있다.

말라퍼트 산(증앙 하단 V자형 부분). ⓒ NASA

지구에서는 건설할 수 없는 공장시설이나 연구개발 시설을 만드는 것도 방안이다. 그 중에 대표적으로 제안된 것이, 달이라는 특수 환경에 적합한 연구시설(예를 들어 월면천문대), 행성탐사를 위한 전초 기지 등이다. 1980년대 후반 이후의 달 탐사는 주로 이런 목적으로 시도되었는데 이전과 다른 것은 전부 무인 탐사선들이 사용되었다는 점이다.

달은 한 달에 한번씩 지구 주위를 공전하고 있어서 약 보름 간격으로 낮과 밤이 번갈아 생긴다. 달 표면에서는 보름 동안은 해가 비치고 다음 보름 동안은 전혀 햇빛을 받을 수 없다. 단, 달의 남극과 북극 부근에서는 태양의 고도가 낮아 약하긴 하지만 늘 해를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NASA의 LRO 탐사선이 촬영한 캐비우스 분화구 사진 (좌측 하단, 어두운 부분) ⓒ NASA

21세기형 뉴딜 정책이자 미래를 위한 디딤돌

그래서 만약 달에 무언가 건축물이나 기지를 세운다면 어디가 적합할까라는 질문에 달의 남극에 있는 섀클턴 분화구, 캐비우스(Cabeus) 분화구, 말라퍼트(Malapert) 산 등이 거론되고 있다. 이 중에서 캐비우스 분화구는 2009년 10월에 미국의 엘크로스(LCROSS) 탐사선이 충돌 실험을 해서 물의 존재를 확인한 곳이다. 말라퍼트 산은 남극 주변에서 가장 높은 지형이어서 태양 빛을 가장 오래 동안 받을 수 있는 장점 덕분에 유력한 후보로 꼽히는 지역이다.

달과 우주의 활용에 대한 연구는 계속 진행 중이다. 세계 IT 산업은 이미 절정의 시기를 지나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진단하고 있다. 다음 세상의 먹거리는 무엇이 될 것인지 빨리 고민해야할 시기다. 전기차 회사 테슬러의 우주산업 진출, 스페이스엑스사의 우주정거장 건설, 구글사의 루나 엑스-프라이즈 등등 방향은 이미 보인다.

얼마 전부터 미국 NASA가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화성 유인거주 프로젝트는, 1930~1940년대 경제 불황 타개의 한 방법으로 거대한 토목 공사사업을 추진했던 뉴딜 정책을 떠올리게 한다.

화성에 인간이 거주할 수 있는 시설을 지으려면 우주선이나 로켓 기술만으로 가능한 것이 아니다. 토목, 건축, 기계, 전기전자, IT 같은 전통적인 기술은 물론이고 인간 거주를 위한 생체 환경 기술, 인공지능 로봇 같은 21세기 신기술도 필수적이다. 거의 모든 첨단 공학기술이 집약되어야하는 거대한 프로젝트인 셈이다. 그야말로 21세기형 뉴딜 정책이라고나 할까.

거대한 산업 격변의 시기, 누군가에겐 불안정의 시기이지만 어느 누군가에겐 도약의 기회가 될 수도 있다. 누군가에겐 그저 모래와 먼지로 가득한 쓸모없는 천체의 하나일지 모르겠지만, 미래를 준비하는 이에게 달은, 다음 세상으로 가는 디딤돌이 될 수도 있다.

김방엽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책임연구원다른 기사 보기
저작권자 2015.11.03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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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탐험자님의 댓글

지식탐험자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요원 작성일

항상 론건맨에 새소식을 전해주시는 허순호님..  고맙습니다.  님덕에 항상 론건맨은 새소식으로 채워져 있음을 느낌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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