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보름날 보름달은 가짜? > 달

보름 다음날이 더 컸다, 반달 밝기는 보름달의 1/11

지난 15일은 정월 대보름이었다. 과연 이날 뜬 달은 1년 중 가장 큰 달일까 또 반달은 보름달보다 반만큼 밝을까 정답은 ‘아니다’이다. 천문우주연구원 김봉규 책임연구원과 도서출판 현암사가 운영하는 현암별학교 김지현 교장의 도움을 받아 달의 신비로운 비밀 몇 가지를 풀어본다.

◇진짜 대보름은=지난 15일 밤하늘에 뜬 정월 대보름은 사실 97%짜리로 가짜다. 진짜 100% 순도의 보름달은 17일 오전 8시51분에 떴다. 따라서 우리 나라에서 본 가장 큰 정월 보름달은 16일 밤에 뜬 달이다. 그러나 올해 뜨는 보름달 가운데 가장 큰 달은 정월 대보름도, 한가위 보름달도 아니다. 4월16일(음력 3월15일)에 뜨는 보름달이 가장 크다. 이런 현상은 보름과 보름 사이가 29일12시간44분2.8초로, 달 모양의 변화와 정수로 바뀌는 날짜가 어긋나고, 달이 지구를 타원으로 돌면서 거리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반달의 밝기=달이 백지나 영화관 화면처럼 평평하다면 그 표면의 밝기는 어디나 똑같을 것이고 보름달은 반달보다 두배 밝을 것이다. 그러나 달은 구형이고, 달의 단위면적에 내리쬐는 태양의 반사빛은 ‘터미네이터’라는 달의 명암 경계선 쪽으로 갈수록 적어진다. 명암 경계선상이나 가까운 곳에서는 달에 존재하는 산이나 바위들이 무수한 그림자들을 드리우고 있다. 이것은 달이 가장자리쪽에서는 더 밝고 명암경계선에서는 어둡게 하는 효과를 일으킨다.

대조적으로 보름달에서는 태양이 달의 표면 전체를 직접 밝게 쬐기 때문에 어디에도 그림자가 드리우지 않는다. 믿기 어려운 현상이지만 보름달 뒤 2.4일이 지났을 때 달은 그 밝기가 2분의 1로 줄어든다. 달이 반달(상현달)이 됐을 때 보름달보다 11분의 1밖에 밝지 않다. 하현달일 때는 달의 밝은 부분에 ‘달의 바다’라고 불리는 어두운 부분이 위치하기 때문에 밝기가 보름달의 12분의 1 정도에 불과하다.

◇달과 지구의 거리=달은 해마다 지구의 공전 에너지를 조금씩 훔쳐가서 자신의 궤도를 일년에 3.8㎝ 늘리는 데 쓴다. 언제 달이 지구에 포획돼 위성이 됐는지 모르지만, 처음 지구와 약 2만2530㎞ 떨어져 있던 달은 지금은 38만4천㎞ 이상으로 벌어졌다. 또 공전 에너지 일부를 달에 빼앗긴 지구의 공전속도는 매 세기마다 1.5밀리초가 느려지고 있다.

◇달은 살아 있다=달을 탐사한 우주인들이 지진계로 측정한 결과 달이 지질학적으로 완전히 죽은 상태가 아니라는 것을 발견했다. 과학자들은 지표면 아래 몇 ㎞에 진원을 둔 작은 달지진이 지구의 중력 인력에 의해 생겨난다고 생각하고 있다. 이 때문에 종종 달의 지표면에 작은 균열이 생기기도 하고 가스가 분출되기도 한다.

또 과학자들은 달이 지구의 핵처럼 뜨겁고 일부는 용해돼 있는 중심핵을 가지고 있다고 말한다. 나사의 달탐사 우주선은 1999년에 보내온 데이터에서 달의 중심핵이 달 전체 크기의 2~4%에 지나지 않을 정도로 작다는 것을 보여줬다. 지구의 핵은 지구 전체 크기의 30% 가까이에 이르는 것과 비교해 극히 작은 것이다.


원본 출처 : 한겨레 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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