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펌>중국고서속의 달을 수리하는 사람들(2005년) > 달

인류가 지구상에 나타난 이래 달은 늘 신비와 경이의 대상이었다.

서구 문명사회에서 달은 불길함으로 상징 되어 왔지만 동양에서 달은 옥토끼와 항아라는 아름다운 여인네가 살고 있는 신비의 땅으로 전설(傳說) 처럼 여겨져 왔다.

한민족에게 달은 옥토끼와 계수나무 초가삼간과 부모님을 효도로 모시는 효자의 이야기로 더 널리 알려져 있고 전래동화[금도끼 은도끼]로 더 잘 알려져 있다.

지구상에 달과 관련된 전설과 동화가 많지만 한민족의 전설과 동화 처럼 인간적이며 정이가며 아름다운 이야기도 찾아 보기 힘들다.

중국 내에서 발행된 책들 중 진나라 장화가 편찬한 책 [박물지]외에 [산해경] [회남자] 장보고가 활약했던 당나라 때 편찬된 ‘유양잡조’등의 책에는 현대적인 시각에서 보았을 때 외계인이나 혹은 UFO 등을 연상시키는 사건이 일부 보여진다.

그들 이야기 중에는 신비와 동경의 대상이었던 달에 대한 이야기도 나온다.

당나라의 태화(太和)(AD.827~835)연호를 사용하던 시기에 기이한 달 인간에 대한 이야기도 오늘날 전해오는데, 태화 [太和]라는 연호는 서기 647년경 신라 진덕여왕이 즉위하면서 사용한 것이다.

650년 무렵 여왕은 자신이 써오던 당의 연호인 태화(太和)를 버리고 당 고종의 연호인 영휘(永徽)를 사용하면서 내부개역과 당 나라식 직제개편을 통해 왕권강화를 꾀하였다고 삼국사기는 전한다.

얼마전 종영한 KBS 특별기획드라마로, 최근 미 애미상 본선에 오르고 미국에서 주제가가 빌보드 차트에 최초로 오르게 한, [海神]이 최근 인도로까지 수출되어 화제가 되고 있는데 해신의 주인공인 신라의 영웅 장보고가 활약했던 시대도 이 연호를 사용하던 시기였다.

바로 그 당나라의 연호인 태화(太和)(AD.827~835)시기에 당에 살던 정인본이라는 사람과 그의 사촌동생이 겪은 이야기가 전해 온다. 사촌동생과 그의 친구였던 왕씨 성을 가진 수재가 당의 숭산(崇山)을 초여름 등산하게 된다.

당시 숭산은 삼림이 울창한 원시림 상태였다.

두 사람은 담소를 나누며 산을 오르던 중 날이 저물어 어둠속에서 꼼짝 없이 길을 잃게 된다. 그러던 중 한밤중 큰 나무 아래에서 하얀 배 옷을 걸치고 작은 짐 보따리 하나를 벤채 잠든 사나이와 마주하게 된다.

사나이는 깊이 잠들어 원시림속에서 무사태평으로 코까지 골고 있었다.

정선비의 사촌동생과 왕씨 성을 가진 두 사람은 그를 깨워 숲을 빠져 나갈 길을 물었다. 그러자 사내는 두 사람에게 길을 가르쳐 주기 전에 달에 대해 이야기 했다.

그 의문의 사내는 달에 일곱 가지의 보물을 합쳐 만들어진 것을 아느냐며 두 사람에게 묻는다. 이에 두 선비는 달에 옥토끼와 월궁항아라는 여인네가 산다는 전설을 이야기 한다.

그러자 그 의문의 사내는 그 이야기는 허황된 것이라면서 달은 연일 불길이 솟는 곳으로 흙들이 무너져서 매일같이 팔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달의 일정 구역 구역을 수리하고 있다고 말한다.

두 선비는 그의 이야기가 도무지 무슨 뜻인지 알 길이 없었다. 친절하게도 사내는 자신은 지금 잠시 쉬기 위해 이곳에 온 것이라면서 자신이 갖고 있는 짐보따리를 풀어 두 사람에게 대접한다.

사내가 풀어 헤친 보따리에는 호미와 도끼 송곳 등이 있었고 주먹밥도 있었다. 그 사내는 그들에게 주먹밥을 주었는데 사내는 그것을 먹으면 죽기 전까지 질병으로부터 자유로워질 것이라고 말한다.

이윽고 그 사내의 안내로 두 선비는 숭산의 원시림을 한밤중에 빠져 나오게 되었는데 고맙다는 인사를 건네려 했으나 달을 수리한다는 그 사내는 온데 간데 없었다.

이 이야기는 중국의 고서인 단성식이 쓴 [유양잡조] 중 태평광기 권 374권에 기록된 이야기로 중국인들이 달에 대해 갖는 상식과 편견 생각들이 잘 드러나 있다.

위 이야기는 사실을 기반으로 한 것이라기 보다는 동화적이고 신화적이며 전설에 가까우며 중국인들이 달에 대해 갖고 있는 민족적 인식과 이해관계를 반증하는 것으로 보인다.

마치 서구 사회에서 보름달이 뜨는 밤 늑대인간으로 변하는 사내의 이야기가 전설처럼 전해져 오듯이 동양에서도 옥토끼와 계수나무 월궁항하라는 여인네의 이야기가 전해져 오듯이

또 옥토끼와 계수나무 초가삼간과 효자 아들과 늙은 부모의 전설이 이 나라 이 민족의 전설에서 전해 오듯이 반짝이는 달을 보석이 박힌 것으로 생각했던 당 시대의 중국인들의 달에 대한 인식을 잘 나타내는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