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화성 탐사로봇 '오퍼튜니티'가 지난주 화성에 생명체가 번성했을 만큼 많은 물이 존재했음을 확인하는 개가를 올렸지만 일각에서는 화성 탐사에 너무 엄청난 비용이 든다며 회의론을 제기하고 있다.

이들 회의론자는 과연 화성 탐사가 미국의 과학이 추구해야 할 모든 것인지, 설사 화성에 물이 있다고 한들 무슨 의미가 있는 것인지 반문하고 있다.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의 국내문제 담당 보좌관이었던 조지 워싱턴대 아미타이에치오니는 "화성에 물이 있다는 게 사람들에게 무슨 영향을 주느냐. 음식이 더 생기게 하냐 아니면 질병을 낫게 하는가"고 물었다.

심지어 거액의 비용이 소요되는 자연과학 연구의 필요성을 인정하는 물리학자들조차도 시덥지 않은 반응을 보이고 있다.

우주유영과 비견되는 해저탐사에 관한 세계적인 기록 보유자인 해양생물학자 실비아 얼은 "화성에서의 성과는 매우 흥미로운 것이지만 이미 오래 전 추측해왔던 것을 확인해 준 것 뿐"이라고 말했다.

화성탐사에 열광하는 과학자들은 "화성의 물의 존재 발견은 지구가 폐쇄된 시스템이 아니며 다른 곳에도 물이 있었다는 사실을 확인해 주는 것"이라며 "앞으로 화석과 같은 좀 더 더 흥미로운 것이 발견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다른 분야의 과학자들은 탐사로봇 '오퍼튜니티'와 '스피릿'을 이용한 화성 탐사에 이미 8억2천만 달러가 소요됐고 나아가 조지 부시 미 행정부의 목표대로 2035년까지 우주인을 화성으로 보내려면 수천억 달러의 막대한 비용이 들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심지어 우주과학자들조차도 우주의 일부분에 불과한 화성에 너무 많은 돈이 쓰이는 것을 달가워 하지 않고 있다.

천문학자들은 특히 NASA가 우주에서 행성 연구로 관심을 돌리면서 허블우주망원경 가동을 중단키로 한 데 대해 실망하고 있다.

일반 과학자들은 4천770억 달러에 이르는 연방예산 적자규모 등을 고려할 때 이곳 지구의 삶을 개선해 줄 과학적 과제들에 예산을 집중하는 것이 낫다는 입장이다.

실비아 얼은 대양이야말로 말라버린 땅에 불과한 화성보다는 더 많은 과학적인 관심을 필요로 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녀는 "매번 바다로 뛰어들 때마다 전에는 보지 못한 것을 본다"면서 "우리는 해양 밑바닥을 화성만큼도 알지 못하고 있으며 이는 옳바른 게 아니다"고 말했다.

얼은 수십년간의 대양 연구 결과 대양이 거부하는 한 인간의 삶이 보장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면서 실제로 참치, 상어 등과 같은 큰 어류들이 멸종돼가고 있으며 산호초의 절반이 죽었거나 죽어가고 있고 해안 오염이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대양 연구는 실제로 거의 진척된 것이 없다. 새로운 에너지와 의약품의 자원으로서 뿐만 아니라 기후와의 상관관계, 40억년 전 지구 생물의 기원 등 대양에 대해 알아야할 것들이 너무 많은 게 사실이다.

그럼에도 이같은 연구를 주관할 국립해양대기국(NOAA)의 연간 예산은 NASA의 155억 달러보다 훨씬 적은 32억 달러에 불과하며, 부시 대통령은 2005년 NASA의 예산은 5.6% 증액하는 반면 NOAA의 예산은 8.4% 삭감하려 하고 있다.

미국 정부의 생명의학 연구기관인 국립보건원의 경우 지난 수년간 예산이 배로 늘어 270억 달러에 달하나 이 돈은 27개과로 나뉘어져 암에서 알츠하이머병, 마약 중독에 이르기까지 온갖 분야로 잘게 쪼개져 쓰여진다.

그러나 화성 탐사에 비판적인 시각을 갖고 있는 과학자들도 로봇을 이용해 성과를 이뤘다는 점에 대해서만큼은 긍정적이다.

로봇과 컴퓨터를 이용한 탐사가 산소도 희박하고 저중력 상태인 화성의 적대적인 환경에서 더 값싸고 안전하기 때문이다. (워싱턴 AP= 연합뉴스)

원 본 출 처 : http://news.joins.com/it/200403/08/200403081103075672700073007320.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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