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 최초 화성 착륙 성공?! > 화 성

Mars500 프로젝트, 520일간의 가상여행

밸런타인 데이인 이달 14일. 인류가 최초로 화성에 발을 들여놓았다는 소식이 러시아에서 들려왔다.
우리나라 시간으로 14일 오후 7시, 러시아와 이탈리아 출신의 두 명의 우주비행사가 화성에 첫발을 내딛었으며 1시간 12분 동안 탐사를 했다는 소식이다.

어 언제 화성에 유인비행선을 보냈지? 아무리 떠올려봐도 화성으로 사람을 보낸다는 화성유인비행이란 역사적인 뉴스를 들어본 적이 없을 거다.
그렇다면 이번 착륙 성공은 대체 무슨 얘기일까.

● 지난해 6월 출발한 6명의 우주비행사...
이들의 비행은 지난해 6월 3일에 시작됐다.
장장 8개월이 넘는 우주비행을 한 후 화성에 도착한 것이다.

최초의 화성유인비행에 참여한 우주비행사는 총 6명.
러시아, 유럽, 중국 국적을 가진 이들로 공학자, 의사, 물리학자로 구성됐다.
이 중 3명이 지난 8일 화성 궤도에서 착륙선에 옮겨 탄 후 화성으로 내려갔고 또 이들 가운데 2명이 화성 땅을 밟고 먼저 탐사에 들어갔다.

앞으로 화성착륙선에 탄 3명의 우주비행사들은 2월 23일까지 화성을 탐사한다.
그리고 이후 화성궤도로 다시 돌아온 후 3월 1일 다시 지구로 돌아오는 비행을 시작한다.
지구로 돌아오는 데는 또다시 240일 정도가 걸린다.

그러니까 화성으로 날아갔다 오려면 6명의 우주비행사는 총 520일이나 걸린다는 얘기다. 며칠이면 닿는 달에 사람이 간 것과는 비교도 안 된다.
이런 까닭에서 그동안 화성유인비행은 쉽지 않으며 앞으로 20~30년뒤에나 가능할 거라는 전망이 있다.

● 500일 넘는 장기간 우주비행 상황 재현 그렇다면 이번 인류의 화성유인비행은 거짓인 걸까.

허풍이 심한 러시아에서 만들어진 가짜 뉴스인 걸까. 결론부터 얘기하면 아직 사람은 진짜 화성에는 못갔다.
그러나 이 모든 상황이 거짓은 아니다. 실제와 비슷한 가상 시뮬레이션으로 러시아 모스크바에 위치한 러시아 우주항공청 산하 생물과학연구소(Institute of Biomedical Problems)에서 일어난 일이다.

가상비행은 유럽우주기구(ESA)가 미래 화성유인비행을 준비할 목적으로 시작한 프로젝트, ‘Mars500’이다.
500일이 넘는 장기간 우주여행에서 우주비행사들이 어떤 상황에 직면하게 되는지를 알아보려는 것이다.
가상비행이긴 하지만 참여한 우주비행사는 실제와 비슷한 체험을 해왔다. 지난해 6월 이후 우주비행사들은 길이 20m, 폭 4m 밖에 안 되는 화성 우주비행선을 본 딴 공간에 머물러왔다.

이들이 착륙한 화성은 이들 우주비행사들이 거주하는 공간 바로 옆에 있다.
이 공간은 길이 10m, 폭 6m의 공간으로 화성 지표면을 재현해 놓은 것이다.
그동안 6명의 우주비행사는 좁은 거주공간에서 외부와 철저하게 차단돼 생활했다. 햇빛도 보지 못했다.

100% 가까이 재활용되는 물을 마시고 우주비행용 음식만 먹었다.
외부와 전화통화도 할 수 없다. 대신 이메일과 라디오 통신은 할 수 있다.
그리고 실제 우주비행 시 이뤄지는 일들을 하도록 했다. 그동안 8개월 넘게 고립생활을 해온 참가자들은 아직까지 아무도 몸이 아프지 않으면서 잘 지내왔다고 한다.

하지만 Mars500 프로젝트는 이제 중반에 이르렀다.
장기 비행에 따른 우주비행사들의 심리상태에 관한 연구결과는 올 11월 프로젝트가 끝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박미용 동아사이언스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