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화성 탐사 로봇인 스피릿과 오퍼튜니티의 중요한 임무 중 하나는 화성의 물의 역사를 규명하는 것이다. 물이 처음부터 없었는지, 아니면 있다가 사라졌는지, 현재 있다면 어떤 형태로 존재하는지를 밝히는 일이다. 왜 우주탐사의 주 임무가 물을 찾는 것일까. 물과 생명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에 있기 때문이다. 지구상에 있는 어떤 미생물도 물 없이는 생존할 수 없다.

다른 영양소가 아무리 많아봐야 생명 유지에 물만한 것이 없는 것이다. 공기를 싫어하는 미생물은 있어도 물을 싫어하는 것은 없는 것도 물이 생명의 필수라는 점을 방증한다. 사람의 경우도 70%가 물로 이루어져 있다. 그 중 1~2%가 부족하면 심한 갈증을 느낀다. 5%가 부족하면 혼수상태에, 12%가 부족하면 죽음에 이르게 된다.

우주 탐사에서 물을 찾는 것은 외계 생명체 존재의 가능성을 알아내기 위해서다. 물과 대기가 있으면 고등생물은 아니더라도 미생물이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지구의 경우도 해저 수천m 아래 섭씨 1백도가 넘는 열이 분출되는 곳에서도 미생물이 살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그렇다.

현재 화성 표면에는 물이 흐른 흔적과 같은 지형이 많이 발견된다. 또 바닷물이 바짝 마른 뒤 만들어지는 석회암(탄산칼슘)이나 탄산마그네슘 등 탄산염 등도 관측되고 있다. 이런 자료들은 화성에 대량의 물이 존재했을 수도 있다는 추정을 하게 한다.

행성에 물이 있다면 유인 탐사에도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행성에 유인기지를 세우기도 훨씬 유리하다. 장거리 우주 탐사 때 수분을 없앤 식료품을 가지고 가 현지에서 조리할 수 있으며, 우주탐사선의 주 연료인 산소와 수소를 행성에서 제조할 수 있다. 이는 우주선의 연료통을 절반으로 줄일 수 있게 한다. 아주 낮은 비용으로 우주 탐사를 가능하게 한다는 계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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