火星에 눈오면 생명체가? > 화 성

NASA의 화성 탐사로봇 피닉스가 화성 구름에서 눈이 내리는 것을 처음으로 관측했다. 이 눈은 땅에 닿기 전에 증발해 무슨 성분인지를 알 수 없게 됐지만 화성에도 지구와 비슷한 기상 현상이 있음을 보여줬다. 화성은 과연 지구와 얼마나 비슷한 환경일까?

19세기에 대형 천체망원경이 개발돼 행성의 표면을 자세히 관측하면서 화성이 지구와 비슷한 물리 성질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화성은 지구보다 작지만 자전주기가 24시간40분이고 자전축은 약 25도 기울어져 지구와 비슷한 사계절이 있다. 계절마다 크기가 바뀌는 화성의 남극과 북극의 얼음을 관측하면 살아있는 지구의 모습을 보는 것 같다.

사람들은 지구와 가정 유사한 행성인 화성에도 우리와 비슷한 존재가 있을까 하는 의문과 상상을 하게 되었다.

19세기 말 미국의 퍼시벌 로웰(Percival Lowell)은 개인 천문대를 만들어 화성 표면을 관측했다. 그리고 거미줄처럼 연결된 수로의 스케치를 발표하면서 이러한 인공 구조물을 만들 수 있는 고도의 발달된 문명인, 즉 화성인의 존재를 설명했다. 이때부터 화성인은 소설과 영화의 단골 주제가 되었고, 많은 사람들이 화성인의 존재에 대한 믿음을 갖게 되었다.

그러나 로웰이 발견했다고 주장한 화성의 수로는 다른 천문학자들이 확인할 수 없었고, 최근 우주선으로 근접 촬영한 사진에도 나타나지 않는다. 그 당시 로웰이 사용한 천체망원경의 성능이 아무리 좋더라도 지구 대기의 교란현상으로 그러한 수로를 정밀 스케치하는 것은 기술적으로 불가능하다.

사람들의 화성 생명체에 대한 열망은 20세기에도 계속되어 화성은 달 다음의 우주 탐사 목표가 되었다. 1976년 NASA는 탐사선 바이킹1호를 화성에 착륙시켜서 토양 분석을 했지만 생명체의 존재 증거를 발견하지는 못했다.

그리고 화성 대기 압력은 지구의 약 1%이고, 온도는 영하 30도에서 영하 100도 정도라는 사실도 알았다. 이런 조건에서 일반적인 생명체가 살아있기는 어렵지만 지구의 극한 지역에서 생존하는 일부 생물의 경우를 보면 불가능하다고 판단할 수는 없다.

무엇보다 과학자들이 화성을 포기할 수 없는 이유는 화성 지표면에 남아있는 풍화 흔적 때문이다. 생명체의 존재를 직접적으로 확인할 수 없을 때는 액체 상태의 물 존재 여부로 간접적인 판단을 할 수 있다. 우리의 몸이 대부분 물로 구성되었듯이 물은 생명체의 근원이다.

또 물은 기체·액체·고체 상태로 변하면서 많은 열을 발산하고 흡수하기 때문에 쾌적한 기온을 유지하는 역할을 한다. 지구에서도 사막지역에는 물이 부족하고 건조하여 낮과 밤의 기온 차가 무척 크고 사람이 살기 힘들다.

오늘날 화성에서는 액체 상태의 물을 발견하지 못했지만, 과거에는 비가 내렸고 강이 흘렀다는 증거들이 남아있다. 비록 지금은 액체 상태의 물과 비는 없는 것 같지만, 아직도 대기는 미약하나마 살아있고 화성 생명체에 대한 희망도 살아있다.


박수종 교수·경희대 우주과학과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08/10/10/2008101001143.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