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달궤도선(KPLO)의 상상도. KPLO는 올해 8월 미국 플로리다에서 스페이스X의 발사체 ’팰컨9’을 통해 우주로 향한다. 1년간 달 궤도 100km를 돌며 달 표면을 탐사한다.(사진=한국항공우주연구원)

 

 

다가온·다누리·다래온·다산·달마루지·달마주·달수리·미리온·별마루·최순달….

4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와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이 선정한 달 탐사선의 이름 후보들이다. 오는 8월 발사 예정인 우리나라 최초의 달 탐사선은 우주탐사 기반기술을 확보하기 기획됐다.

달 탐사선은 1년간 달 상공 100km의 원궤도를 돌며 달 표면 관측·분석 등 과학 임무를 수행하게 된다. 연구진은 해당 달 탐사선을 태양의 중력을 이용해 달 궤도에 진입시키는 방법인 ‘달 궤도 전이’ 방식을 이용할 계획이다. 해당 방식은 달 궤도에 진입까지 필요한 연료를 대폭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정부는 달 탐사선 발사 외에도 △누리호 2차 발사 △아르테미스 협정 참여 등 다양한 우주산업을 진행 중이다. 이를 통해 민간 우주산업 영역의 확대를 노린다. 이번 공모전 역시 우주산업에 대한 국민적 관심도를 높이기 위해 추진된 것으로 풀이된다.

 

 

(자료=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과기정통부·항우연은 우리나라 최초의 달 탐사선에 어울리는 이름을 찾기 위해 ‘달 탐사선 명칭공모전’을 진행 중이다. 지난 1월26일부터 2월28일까지 진행된 공모엔 6만2719건의 응모가 접수됐다. 이는 2018년 ‘누리호’의 이름을 짓기 위해 추진한 한국형발사체 명칭공모전 응모건수(1만287건) 대비 6배가 넘는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이번 달 탐사선 명칭공모전 참여가 예상보다 높았다”며 “그만큼 우주개발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과 열망이 뜨겁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과기정통부는 지난 3월부터 관련 규정에 따라 공모전 심사를 진행해왔다. 심사위원회를 구성, 심사 기준과 절차를 마련했다. 10건의 후보는 △1차 심사(100건 선정) △2차 심사(10건 선정)를 거쳐 선정됐다. 과기정통부·항우연은 추후 후보작에 대한 △국민 선호도 조사 △확대 전문가 평가 △공개검증 등을 거쳐 5월 초 최종 명칭을 확정할 계획이다.

대상으로 선정된 이름은 달 탐사선의 공식 명칭으로 사용된다. 대상작을 제안한 1명에게는 과기정통부 장관상과 더불어 달 탐사선의 발사장 현장 참관 기회 또는 300만원의 상금이 수여된다. 그밖에 우수상 2명, 장려상 2명에게도 각각 항우연원장상과 상금이 수여된다.

 

 

달 탐사선 명칭 후보 10건.(자료=과학기술정보통신부)

 

달 탐사 사업은 달 궤도선(KPLO·Korea Pathfinder Lunar Orbiter)을 개발해 우주탐사 기반기술을 확보·검증하는 게 목적이다. 2016년 1월 개발을 시작해 2022년 12월까지 진행된다. 7년간 약 2367억원이 투입된다.

연구진은 달 궤도선의 총 조립시험을 5월 중 완료할 방침이다. 발사는 8월로 잡고 있다. 미국 우주탐사 기업 스페이스X의 팰컨9 로켓이 사용된다. 발사 장소는 미국 플로리다주 케이프캐너배럴 공군기지다. 발사가 성공하면 달 궤도 전이는 오는 12월에 이뤄진다. 2023년 1월 달 궤도 시운전을 돌입하고, 2023년 12월까지 운영하는 게 목표다.

세계 우주산업 규모는 세계 굴지의 기업들이 본격적으로 경쟁에 나서며 그 규모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달 궤도선을 우주로 보내는 스페이스X 역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화성의 식민지화·인류의 우주 진출’ 등을 이루기 위해 2002년 설립한 민간 기업이다. 스페이스X와 함께 블루오리진·버진갤럭틱 등이 세계 선두 우주탐사 기업으로 꼽힌다. 이들 기업은 민간이 우주개발을 주도하는 ‘뉴 스페이스(New Space)’ 시대의 선두 기업에도 이름을 올리고 있다.

미국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글로벌 우주산업 규모가 2018년 3500억달러(약 420조원)에서 오는 2040년 1조1000억달러(약 1320조원)까지 연평균 5.3% 성장하리라 전망했다. 정부가 개발 사업을 제시하고 기업이 따라오던 방식인 ‘올드 스페이스(Old Space)’에서 벗어난 우주산업에서 새로운 경제적 가치가 창출될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우리나라 역시 이 같은 추세에 맞춰 다양한 우주산업 진흥 계획을 올해 추진한다. KPLO 발사 외에도 올해에만 △누리호 2차 발사(6월) △한국형 위성항법시스템(KPS) 착수 등이 진행된다. 정부 주도 사업을 통해 민간 우주기업 육성을 추진할 계획이다.

달 탐사의 경우 우리나라는 KPLO 발사와 함께 미국 주도의 유인 달 탐사 프로젝트에도 ‘아르테미스 협정’에 지난해 5월 공식 서명하면서 협력의 범위를 넓히고 있다. 이후 민간 달 착륙선 사업인 ‘CLPS(Commercial Lunar Payload Services Initiative)’에 우리나라 기술을 제공하는 등 성과를 내고 있다. 또 한국천문연구원과 선종호 경희대 교수 연구팀이 개발 중인 달 우주 환경 모니터(Lunar Space Environment Monitor·LUSEM)는 2024년 발사 예정인 무인 달 착륙선에 탑재된다.

 

 

미국 우주탐사 기업 스페이스X의 팰컨9 로켓.(사진=스페이스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