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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돌이 행성을 우주 교통수단으로? 꿈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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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eggmo…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383회 작성일 22-06-13 0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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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돌이 행성을 우주 교통수단으로? 꿈이 아니다

 

미 연구진 ‘기계문명 보유한 외계생명체가 천체 간 이동 때 활용’ 주장

행성 내 중력·넓은 공간·풍부한 자원·지하바다 가능성 ‘생존에 장점’

“기계문명, 인간보다 수백년 정도 앞선 수준…머지않은 미래의 일”

 

‘떠돌이 행성’이 우주를 부유하는 상상도. 충분히 진보한 기계문명을 지닌 외계생명체는 떠돌이 행성을 행성 간 교통수단으로 쓸 수 있다는 분석이 과학계에서 나왔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 제공

‘떠돌이 행성’이 우주를 부유하는 상상도. 충분히 진보한 기계문명을 지닌 외계생명체는 떠돌이 행성을 행성 간 교통수단으로 쓸 수 있다는 분석이 과학계에서 나왔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 제공

2019년 개봉한 중국 영화 <유랑지구>는 가까운 미래에 태양이 갑자기 부풀어 오르는 상황을 배경으로 한다. 이대로 지켜만 본다면 수백년 안에 지구는 태양의 열기 때문에 통구이가 된다. 50억년 뒤에나 벌어져야 할 일이 알 수 없는 이유로 인해 갑자기 인류 앞에 펼쳐진 것이다.

인류는 해법을 내놓는다. 지구의 지각 여기저기에 초강력 엔진을 달아 인위적인 추진력을 일으키기로 한 것이다. 목적은 지구를 태양계에서 밀어내 약 4광년 떨어진 ‘알파 센타우리계’라는 항성계로 몰고 가는 것이다. 지구는 인류 전체를 태운 초대형 우주선이 된다.

그런데 행성을 우주선으로 쓴다는 이런 상상이 현실이 될 수도 있다는 전망이 과학계에서 나왔다. 우주를 부유하는 ‘떠돌이 행성(Rouge planet)’을 우주선처럼 활용할 수 있다는 생각이다.

■ 떠돌이 행성은 ‘자연 우주선’

미국 샘휴스턴주립대 소속 이리나 로마노프스카야 연구원은 최근 과학 학술지 ‘국제우주생물학 저널’을 통해 고도로 발달한 기계문명을 보유한 외계생명체는 다른 별로 이동하기 위해 인공적인 대형 우주선을 만들지 않을 것이라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사실 천체와 천체를 잇는 탐사에서 우주선 제작은 필수다. 천체와 천체 사이에는 영하 100도보다 훨씬 낮은 극저온과 숨 쉴 공기가 없는 진공이 버티고 있다. 생명체가 산 채로 탐사나 여행을 하려면 우주선은 당연히 있어야 한다.

그런데도 연구진이 이런 주장을 한 데에는 이유가 있다. 뛰어난 기계문명을 지닌 외계생명체라면 떠돌이 행성을 ‘자연 우주선’으로 활용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은 것이다. 떠돌이 행성이란 별을 공전하는 게 아니라 자유롭게 우주를 부유하는 행성이다. 별 주변을 돌다가 어떤 이유로 인해 우주로 튕겨 나갔거나 처음부터 홀로 만들어졌다.

지금까지 떠돌이 행성은 우리은하에서 최소 70개가 발견됐다. 잠재적인 숫자는 훨씬 많다. 2020년 네덜란드 연구진은 우리은하에 떠돌이 행성 500억개가 있을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목성 위성인 유로파 아래에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지하 바다 상상도. 과학계에선 떠돌이 행성의 지하에도 이런 바다가 생길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 제공

목성 위성인 유로파 아래에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지하 바다 상상도. 과학계에선 떠돌이 행성의 지하에도 이런 바다가 생길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 제공

■ ‘우주 광역버스’처럼 이용 가능성

‘우주선’이라는 관점에서 떠돌이 행성에는 어떤 이점이 있을까. 연구진은 “일정한 중력과 넓은 공간, 자원이 있다”고 강조했다. 보통의 인공 우주선에는 부족하거나 없는 것들이다. 떠돌이 행성은 별 주변을 돌지 않기 때문에 영원히 밤이 지속되고 표면은 춥지만, 대규모 거주시설을 건설하고 매장된 광물을 캐내 쓸 수 있다는 뜻이다.

특히 떠돌이 행성 중심부에서도 보통의 행성처럼 방사성 동위원소의 붕괴로 인한 열이 생길 수 있다. 지하 바다가 형성될 가능성이 존재하는 것이다. 물은 인간은 물론 외계생명체에게도 생존에 중요한 자원일 가능성이 크다. 떠돌이 행성이 갖는 강점이다.

그렇다면 이런 떠돌이 행성에는 어떻게 올라탄다는 걸까. 연구진은 발달한 기계문명을 갖춘 외계생명체라면 떠돌이 행성이 지나갈 ‘길목’을 지킬 것이라고 봤다. 이동 거리가 짧은 우주선을 타고 떠돌이 행성이 이동하는 경로까지 접근한 뒤 다가오는 떠돌이 행성에 탑승하는 것이다. 집 근처에서 마을버스를 타고 환승센터에서 내린 뒤 광역버스를 타는 격이다. 이외에도 떠돌이 행성에 추진 장치를 달아 외계생명체가 원하는 곳으로 끌어오는 기술도 가능할 것으로 연구진은 분석했다. <유랑지구>에서 인류가 지구에 적용한 방법이다.

떠돌이 행성을 우주선으로 쓴다는 생각은 현재 인간의 과학기술 기준에선 완전한 꿈이다. 하지만 연구진은 이런 기계문명이 현재 인간보다 불과 수백년 정도 앞선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머지않은 미래에 인간에게도 떠돌이 행성은 중요한 교통수단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연구진은 논문에서 “300년 전만 해도 말 한 마리가 만드는 ‘1마력’은 인간을 이동시키는 주된 힘이었지만 현대 우주왕복선은 1600만마력의 힘을 낸다는 점을 상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경향신문 이정호 기자

2022.06.12 2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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