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태양계 혜성은 대부분 뺏어온 것 > 행 성

우리 태양계에는 생각보다 수십배나 많은 혜성이 있으며 이 가운데 대부분은 이웃 별들로부터 우리 태양에 끌려 온 것이라는 최신 연구가 나왔다고 스페이스 닷컴이 보도했다.

혜성의 기원에 관한 기존 모델에 따르면 우리 주변의 혜성 대부분은 태양이나 행성들과 마찬가지로 명왕성 훨씬 바깥쪽에서 태양권을 감싸고 있는 `오르트 구름'에서 태어난 것으로 여겨져 왔다.

그러나 미국 사우스웨스트 연구소의 핼 레비슨 박사는 수십억개의 혜성 운동을 시뮬레이션한 새로운 컴퓨터 모델을 만들어 연구한 결과 기존 모델로는 이처럼 많은 혜성이 존재할 수 없으며 혜성들 대부분은 이웃 항성들의 영향권에서 태어나 우리 태양에 붙잡혀 온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그는 이런 과정은 태양뿐 아니라 다른 별에서도 일어났을 것이며 그 결과 별마다 각자 혜성 부스러기로 이루어진 구름을 갖고 있었을 것으로 추측했다.

그러나 별들은 개방된 성단에서 태어나고 적게는 10개에서 많게는 수천개의 별들이 밀집한 이런 성단에서는 오랜 시간이 지나면서 별들이 이웃 별들로부터 새로 태어난 혜성들을 `훔쳐'가는 일이 흔하게 일어난 것으로 추측됐다.

또 다른 별로부터 혜성들을 빼앗아가는 별들이 반드시 큰 별은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왜냐하면 혜성들의 공전 궤도가 매우 긴 타원형일 경우 우리 태양보다 질량이 훨씬 큰 중심별보다 우리 태양에 더 가까워질 때가 있으며 이때 우리 태양의 중력이 이런 혜성들을 붙잡아 올 수 있기 때문이다.

레비슨 박사는 지구로부터 오르트 구름까지 거리가 워낙 멀어 구름 속에 얼마나 많은 혜성이 들어 있는지 관찰하긴 어렵지만 태양 가까운 거리를 지나면서 밝아지는 혜성들을 관찰하는 간접적인 방식을 통해 명왕성 바로 바깥 쪽에만 약 4천억개의 혜성이 존재할 것으로 추정했다. 기존 모델의 추정치는 약 60억개에 불과하다.

그는 "이는 단순한 계산 착오로 설명하기엔 너무 큰 차이이며 모델 자체에 오류가 있는 것이 분명하다"고 단언했다.

레비슨 박사는 장주기 혜성들의 궤도운동을 관찰하면 매우 긴 타원궤도를 따라 먼 우주까지 나가는 것을 알 수 있다면서 "따라서 이들은 우리 태양 궤도에서 태어났을 가능성이 없다. 이들은 다른 별에서 태어나 우리 태양계로 끌려온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생애 대부분을 얼음 속에 갇혀 있는 혜성들은 초기 태양계의 모습을 보여주는 더할나위 없는 표본이라면서 혜성의 궤도와 화학 성분을 연구하면 이들이 어느 곳에 있는 어느 별에서 왔는지 알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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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주 : 오르트구름이란?

1950년대 네덜란드의 천문학자 얀 헨드릭 오르트는 19개의 장주기 혜성의 궤도를 조사하다가 이들이 공통적으로 지구와 태양 사이 거리의 5만 배에서 15만 배 사이의 공간에서 비롯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그는 이와 같은 태양계의 최외곽 공간에 수많은 먼지 얼음 덩어리들이 존재하고 있다가 어떤 원인에 의해서 태양에 이끌리게 됨으로서 혜성이 된다고 주장했는데, 이를 오르트의 구름이라고 한다.
태양계는 레코드판과 같은 원반 모양으로 행성들이 궤도를 그리고 있고, 이와 별도로 태양을 중심으로 한 거대한 공모양의 오르트 구름이 외곽을 둘러싸고 있다는 이론이다. 이것은 특히 장주기 혜성의 경우에 잘 들어맞는다.
장주기 혜성은 그 궤도가 천차만별로, 태양계 행성들의 궤도면과 거의 수직에 가까운 각도로 진입하기도 하며 보통 행성들과는 반대로 시계 방향으로 돌기도 하는데, 이런 성질 은 그 기원이 되는 오르트 구름이 태양계 외곽을 3차원적으로 둘러쌓고 있기 때문으로 생각된다. 이러한 3차원 방향에서는 어떤 방향에서도 태양에 이끌릴 수가 있기 때문이다.